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뉴스레터 창간호] 도쿄 맛집 기행 - 아부라소바 편

안녕하세요. 9기 김대엽입니다. 이번에는 일본 도쿄에 13년째 거주하는 졸업생으로서 일본 도쿄의 맛집 한 곳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 음식은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아부라소바” 입니다. 흔히 일본으로 여행오실 때 돈카츠, 초밥, 타코야키, 규동, 라멘, 각종 디저트 등은 리스트에 넣고 오시는데, 아는 사람만 먹고가는 아부라소바는 제가 꼭 추천하고싶은 음식입니다.
아부라소바는 바닥에 참기름을 뿌린 깊은 그릇에 면을 넣고, 간장베이스의 소스, 고추기름, 식초등의 조미료를 넣은 후, 죽순, 고기, , 양파, 계란 등의 토핑을 넣고 비벼서 먹는 음식입니다. 아부라소바의 아부라()는 기름이라는 뜻이니, 직역을 하자면 기름국수가 되겠네요.


그렇다고 아부라소바가 엄청 느끼하거나 기름진 음식은 아닙니다. 라면에 비하면 아부라소바는 국물이 없을뿐더러 보통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라멘보다는) 비교적 칼로리도 낮고, 고추기름과 식초로 간을 맞추기 때문에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딱 맞는 비빔면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소개해 드릴 맛집은. “아부라소바전문점 야마토텐 (油そば専門店山ト天)” 입니다. JR신주쿠역 서쪽 출구 바로 앞에 HALC, ODAKYU, BIC CAMERA라는 세 업체가 함꼐 들어가 있는 빌딩 (유니클로 맞은편)이 있는데, 이 건물 지하3(MB3F)에 위치한 “하루치카 (ハルチカ)”라는 푸드코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하루치카 로고를 보고 찾아가시면 찾으시기 편하리라 생각됩니다.


가게 왼쪽에 있는 식권 판매기에서 아부라소바의 식권을 사서 자리에 앉은 후, 점원에게 식권을 전달하면 음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많이 드시고 싶으신 분은 토핑으로 면을 추가하시면 됩니다. “오오모리(大盛, 곱배기)” 혹은 “토쿠모리(特盛, 곱곱배기)” 토핑권을 구매하시면 면의 양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가게의 아부라소바의 기본 토핑은 멘마 (죽순절임), , , 챠슈 (익힌 돼지고기를 얇게 썰은), 고추기름이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계란, 챠슈, 파 등을 토핑으로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음식은 앞 사진과 같은 먹음직스런 모양으로 나옵니다. 국물이 없는 라멘이라는 느낌이 강하실 겁니다. 실제로 일부 가게에서는 시루나시라멘 (국물없는 라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니까요.
이대로 섞어서 드셔도 상관없지만 현지인만 알고 있는 맛있는 먹는 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면과 토핑을 섞어서 먹어보시기 바랍니다. 어릴 때부터 자장면을 섞으며 단련된 면 섞기 실력이 도쿄에서도 발휘된다면 아무도 여러분을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지 않고 엄청난 면의 달인으로 바라보기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한 젓가락, 가게의 기본토핑으로 그 어떤 커스텀도 들어가있지 않은 아부라소바 본래의 맛을 느껴보십시오. 두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한 후, 고개를 끄덕인다면 이미 여러분은 미슐랭 심사의원입니다. 그 다음은 여러분의 입맛에 맞춰 커스텀 요리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테이블에 고추기름과 식초가 들어있는 소스 통이 보이실 겁니다. 이 두가지 소스는 1:1의 비율로 섞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론 달인이 되면 자신만의 비율이 생기겠지만요) 뿌리셨다면 또 다시 잘 섞어서 먹어보십시오. 어떠신가요? 저의 추천은 면의 양에 따라 기본이면 두번씩, 오오모리면 세번씩, 토쿠모리면 네번씩 소스를 뿌리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테이블에는 이 두가지 소스 말고도 다진 양파, 후추 등의 무료토핑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상큼하게 사각거리는 식감을 추가하시고 싶으시다면 양파를, 맛의 깊이를 내고 싶으시면 후추를 뿌리시며 여러분만의 맛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 이번 호의 아부라소바 특집을 마무리합니다
다음 호에는 또다른 도쿄지역에 숨어있는 인생 돈까스 가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